A Real Pain
2024, 제시 아이젠버그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고통을 봉합하는 솜씨. 이토록 불행한 세상에서 나의 슬픔은 감히 명함도 못 내밀 것. (너만 정신병자겠냐?) 그렇지만 우리가 전부 정말로 고통스러운 인간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고 잘 지내기를 바랄 수 있지 않나?
영화는 특이한 리듬으로 전개된다. 여행지라는 장소는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특히 그런 기분을 주지만. 벤지 같은 류의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나 그런 인간을 뒤치다꺼리하며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 롤러코스터 타는 조울과 분위기를 망치는 일(똥 싸는 짓), 그리고 특히나 진솔하게 oversharing할 때 엇박 속에 남겨지는 감각. 배경 속에 예쁜 쇼팽이 깔려 있다가 한순간 적막이 덮치는 것처럼.